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가 미국에 최대 442조원 규모의 초대형 투자를 결정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생산 지형이 격변하고 있습니다. 대만의 강력한 전략적 전환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엄중한 경고음으로 다가옵니다.
2026년 1월 현재, TSMC는 애리조나에 총 230조원을 투자해 12개 공장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추가로 147조원을 더 투입할 방침입니다. 미국의 대만산 제품 관세를 20%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3000억달러 이상의 대미 투자를 확약한 것입니다.
TSMC 애리조나 공장 가동 현황
1공장: 이미 가동 중
TSMC 애리조나 1공장은 2025년 1분기 4나노 공정으로 양산에 돌입했습니다. 12월에 준공식을 열고 첫 웨이퍼(반도체 제조용 실리콘 원판) 투입을 시작한 이 공장은 미국 현지 반도체 생태계 구축의 첫 단추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공장: 조기 양산 추진
3나노 공정을 사용하는 애리조나 2공장은 건설이 완료된 상태입니다. TSMC는 고객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양산 일정을 당초 계획보다 2~3분기 앞당겨 2027년 말에서 2028년 초로 조정했습니다.
3공장: 첨단 공정 적용
2026년 내 착공에 돌입하는 3공장은 2027년 초 시험 생산을 시작해 2028년 양산을 개시할 예정입니다. 이는 당초 발표보다 1년 6개월 앞당겨진 일정입니다. 이 공장에는 2나노급 N2, N2P 공정과 1.6나노급 A16 공정이 적용됩니다.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격차의 현실
| 기업 | 시장 점유율 | 주요 공정 |
|---|---|---|
| TSMC | 70.2% | 3nm 양산 중, 2nm 준비 |
| 삼성전자 | 7.3% | 2nm GAA 수율 개선 중 |
| 인텔 | 약 5% | 파운드리 재진입 시도 |
2025년 4분기 기준, TSMC의 점유율은 전 분기 67.6%에서 70.2%로 확대되었습니다. 반면 삼성전자는 7.7%에서 7.3%로 소폭 하락했으며, 파운드리 2.0(첨단 공정 파운드리) 기준으로는 4%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첨단 AI 칩 분야에서 TSMC의 점유율은 90%를 상회하며, 엔비디아, AMD, 애플 등 주요 고객사를 독점하고 있습니다. 2026년 하반기에는 2나노 공정과 1.4나노급 A16 공정을 도입하며 기술 격차를 더욱 벌릴 계획입니다.
삼성전자의 역습 전략: 2나노 GAA 기술
GAA 기술의 돌파구
삼성전자는 TSMC보다 먼저 세계 최초로 도입한 GAA(Gate-All-Around, 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로 반격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GAA는 전류가 흐르는 채널의 4면을 게이트가 둘러싸는 구조로, 기존 FinFET(핀펫)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차세대 트랜지스터 기술입니다.
2026년 1월 현재,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 수율을 50%대로 끌어올리며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 2세대 공정인 SF2P의 프로모션도 본격 시작했으며, 자체 개발한 MBCFET(Multi-Bridge-Channel FET) GAA 기술로 성능을 35% 이상 높이고 소비전력은 50% 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턴키 솔루션의 차별화
삼성전자는 메모리(HBM) – 파운드리 – 패키징을 일괄 수행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턴키(Turn-key) 솔루션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2026년 1월 테슬라의 차세대 자율주행 칩 ‘AI6’을 수주해 SF2P 공정에서 양산할 계획이며, 엔비디아, AMD 등 대형 팹리스 고객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의 약진: 메모리 마진으로 TSMC 추월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 시장의 직접적인 경쟁자는 아니지만, 2025년 4분기 영업이익률이 TSMC를 7년 만에 추월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습니다. 마진이 높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주도한 데다, 메모리 공급 부족으로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4분기에만 40% 넘게 급등한 덕분입니다.
삼성의 HBM 시장 점유율은 2025년 16%에서 2026년 35%로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결합한 통합 전략이 주효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TSMC 미국 공장의 현실: 수익성 문제
TSMC의 야심찬 미국 투자 계획에는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미국 사업부의 분기별 이익은 42억3200만 대만달러(약 1985억원)에서 4100만 대만달러(약 19억원)로 99% 가까이 곤두박질쳤습니다.
애리조나 공장의 2025년 순손실은 142억9천800만 대만달러(약 6252억원)로, 전년 대비 33억7천300만 대만달러(약 1475억원) 늘어났습니다. 인프라 부족, 숙련 인력 확보 어려움, 높은 운영 비용 등이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2026년, 파운드리 전쟁의 분기점
2026년은 삼성 파운드리가 기술 경쟁력을 입증하고 TSMC의 독주 체제에 균열을 낼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으로 평가됩니다.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SF2)에서 기술 주도권을 확보해 판을 뒤집겠다는 전략이며, TSMC는 막대한 자본 투자와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생산 거점을 다변화하고 있습니다.
퀄컴과 AMD는 TSMC의 3나노 공정 생산 한계에 대응해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투자은행들은 분석합니다. 고객사 다변화 욕구와 삼성의 GAA 기술 성숙도가 맞물리면서, 시장 재편의 가능성이 열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