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를 하고 있다면 최근 들어 ‘NXT’라는 낯선 용어를 자주 보셨을 겁니다. 70년간 독점 체제를 유지해온 한국거래소(KRX)에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했기 때문인데요. 바로 2025년 3월 4일 출범한 국내 첫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입니다. 하루 12시간 거래, 더 저렴한 수수료… 과연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실제 투자자 입장에서 어떤 거래소를 선택해야 할지, 꼭 알아야 할 핵심 정보들을 상세히 정리해드리겠습니다.
KRX와 NXT, 기본 개념부터 확실히 잡기
먼저 두 거래소의 기본 개념을 명확히 해보겠습니다. KRX(한국거래소)는 1956년부터 운영되어 온 우리나라 유일한 정규 증권거래소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을 모두 관할하고 있습니다. 반면 NXT(넥스트레이드)는 자본시장법에 근거해 새롭게 도입된 대체거래소(ATS, Alternative Trading System)로, KRX의 독점 체제에 경쟁을 도입하려는 정부 정책의 결과물입니다.
중요한 건 NXT가 KRX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병행 운영된다는 점입니다. 같은 삼성전자 주식이라도 KRX에서 거래할 수도 있고, NXT에서 거래할 수도 있죠. 마치 같은 상품을 여러 마트에서 살 수 있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가장 큰 차이점: 거래 시간이 두 배로 늘어났다
두 거래소의 가장 눈에 띄는 차이점은 바로 거래 시간입니다. 기존 KRX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총 6시간 30분 동안만 거래가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NXT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무려 12시간 동안 거래할 수 있습니다.
NXT의 거래 시간은 다음과 같이 세분화됩니다:
- 프리마켓: 오전 8:00 ~ 8:50 (정규장 개장 전 거래)
- 메인마켓: 오전 9:00 ~ 오후 3:30 (KRX와 동시 운영)
- 애프터마켓: 오후 3:30 ~ 8:00 (정규장 마감 후 거래)
이는 직장인들에게 특히 큰 의미가 있습니다. 기존에는 업무 시간과 거래 시간이 겹쳐 실시간 매매가 어려웠지만, 이제는 출근 전이나 퇴근 후에도 주식 거래가 가능해졌거든요.
수수료 구조의 혁신적 변화
투자자들이 가장 관심 있어하는 부분이 바로 수수료입니다. NXT는 KRX보다 20~40% 저렴한 수수료 체계를 도입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KRX 수수료: 모든 거래에 일률적으로 0.0023% 부과
NXT 수수료: 거래 규모와 형태에 따라 0.00134% ~ 0.00182%로 차등 적용
실제로 많은 증권사들이 대체거래소 출범을 기념해 고객 수수료를 인하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온라인 거래 수수료를 0.140%에서 0.136%로 낮추는 등 투자자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돌아가고 있죠.
호가 방식과 거래 시스템의 차이점
두 거래소는 호가 방식에서도 차이를 보입니다. KRX는 기존의 지정가, 시장가, 조건부지정가 등을 사용하는 반면, NXT는 여기에 추가로 중간가 호가와 스톱지정가 호가라는 새로운 주문 방식을 제공합니다.
중간가 호가는 매수 1호가와 매도 1호가의 중간 가격으로 주문을 내는 방식이고, 스톱지정가는 특정 가격에 도달했을 때 자동으로 주문이 발동되는 시스템입니다. 이는 보다 정교한 매매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해주죠.
변동성 완화장치(VI) 발동 기준의 차이
VI(Volatility Interruption) 발동 기준도 두 거래소가 다릅니다. KRX는 동적 VI와 정적 VI를 모두 적용하는 반면, NXT는 동적 VI만 도입했습니다.
KRX에서 VI가 발동되면 2분간 단일가 매매로 전환되지만, NXT는 2분간 매매거래를 완전히 정지시킵니다. 이 때문에 한 거래소에서 VI가 발동되어도 다른 거래소에서는 여전히 거래가 가능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거래 가능 종목과 유동성 현황
현재 NXT에서는 789개 종목이 거래 가능합니다. KRX에서 거래되는 종목 중 시가총액과 거래대금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종목들이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카카오 등 주요 대형주들은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만 유동성 측면에서는 아직 KRX가 압도적입니다. NXT 출범 두 달 만에 거래 점유율 27%를 넘어서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KRX가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죠.
SOR 시스템: 스마트한 주문 처리의 핵심
두 거래소 체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SOR(Smart Order Routing) 시스템입니다. 이는 투자자의 주문을 KRX와 NXT 중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는 곳으로 자동 전송해주는 시스템입니다.
SOR은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최적의 거래소를 선택합니다:
- 더 유리한 가격을 제공하는 거래소
- 더 빠른 체결이 가능한 거래소
- 더 저렴한 수수료를 부과하는 거래소
- 더 많은 거래량을 확보한 거래소
물론 투자자가 원한다면 직접 KRX나 NXT를 지정해서 주문을 낼 수도 있습니다.
투자 관점에서 본 장단점 비교
KRX(한국거래소)의 장점
- 높은 유동성: 70년간 축적된 신뢰와 압도적인 거래량
- 안정성: 검증된 시스템과 풍부한 운영 경험
- 완전한 시장 정보: 모든 상장 종목에 대한 완전한 데이터 제공
- 기관 투자자 참여: 대부분의 기관투자자들이 여전히 KRX 중심으로 거래
KRX의 단점
- 제한된 거래 시간: 하루 6시간 30분만 거래 가능
- 높은 수수료: 독점 체제로 인한 상대적으로 높은 비용
- 경직된 시스템: 새로운 기능 도입이 상대적으로 느림
NXT(넥스트레이드)의 장점
- 확장된 거래 시간: 하루 12시간 거래로 유연성 극대화
- 저렴한 수수료: KRX 대비 20~40% 절약
- 다양한 호가 방식: 중간가, 스톱지정가 등 새로운 주문 옵션
- 혁신적 서비스: 투자자 친화적인 새로운 기능들 지속 도입
NXT의 단점
- 상대적으로 낮은 유동성: 신생 거래소로서의 한계
- 제한된 종목: 789개 종목으로 KRX 대비 선택권 제한
- 시스템 안정성: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시스템
- 정보의 분산: 시장 정보가 두 거래소로 나뉘어 복잡성 증가
투자자 유형별 선택 가이드
단기 트레이더라면
하루 종일 차트를 보며 적극적으로 매매하는 단기 트레이더라면 NXT가 유리합니다. 12시간 거래 시간과 다양한 호가 방식을 활용해 더 많은 수익 기회를 잡을 수 있죠. 특히 애프터마켓에서는 해외 증시 동향이나 긴급 뉴스에 즉각 반응할 수 있어 큰 장점입니다.
장기 투자자라면
배당주나 우량주에 장기 투자하는 스타일이라면 KRX가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안정성이 검증되었고, 모든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하는 완전한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매수 시점에서는 NXT의 저렴한 수수료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죠.
직장인 투자자라면
업무 시간 때문에 정규장 거래가 어려운 직장인이라면 NXT의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을 적극 활용해보세요. 출근 전 8시부터, 퇴근 후 8시까지 거래할 수 있어 투자 기회를 크게 늘릴 수 있습니다.
필수 투자 용어 완벽 정리
두 거래소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관련 용어들을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 ATS(Alternative Trading System): 대체거래소를 뜻하는 영문 약자
- SOR(Smart Order Routing): 스마트 주문 라우팅, 최적 거래소 자동 선택 시스템
- 프리마켓: 정규장 개장 전 거래 시간 (오전 8:00~8:50)
- 애프터마켓: 정규장 마감 후 거래 시간 (오후 3:30~8:00)
- 중간가 호가: 매수 1호가와 매도 1호가의 중간 가격으로 주문하는 방식
- 스톱지정가: 특정 가격 도달 시 자동으로 주문이 발동되는 조건부 주문
- 최선집행기준: 증권사가 고객 주문을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처리하는 원칙
실전 활용 전략과 주의사항
두 거래소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다음 사항들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1. 증권사별 서비스 차이 확인
모든 증권사가 NXT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아닙니다. 현재 주거래 증권사에서 NXT 거래가 가능한지 먼저 확인하세요.
2. SOR 설정 점검
대부분의 증권사는 기본적으로 SOR를 활성화해두지만, 필요에 따라 직접 거래소를 지정할 수도 있습니다. 설정 메뉴에서 확인해보세요.
3. 거래 시간대별 유동성 파악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은 정규장보다 거래량이 적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소형주의 경우 더욱 그렇죠.
4. VI 발동 시 대응 방안
한 거래소에서 VI가 발동되어도 다른 거래소에서는 거래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이를 활용한 전략을 미리 세워두세요.
자주 묻는 질문 완벽 해결
같은 종목인데 KRX와 NXT에서 가격이 다를 수 있나요?
네, 가능합니다. 하지만 차이가 크면 차익거래가 발생해 금세 가격이 수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SOR 시스템도 이런 가격 차이를 활용해 투자자에게 더 유리한 가격을 제공하죠.
NXT에서 산 주식을 KRX에서 팔 수 있나요?
당연히 가능합니다. 같은 주식이기 때문에 어느 거래소에서 매수했든 관계없이 다른 거래소에서 매도할 수 있어요.
두 거래소 모두에 같은 주문을 낼 수 있나요?
아니요, 불가능합니다. 같은 종목에 대해서는 한 번에 하나의 주문만 가능합니다. 다만 SOR를 통해 시스템이 자동으로 최적의 거래소를 선택해줍니다.
NXT는 얼마나 안전한가요?
NXT는 자본시장법에 근거해 설립된 정식 대체거래소로, 금융당국의 감독을 받습니다. 또한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해 결제가 이뤄져 안전성이 보장됩니다.
미래 전망과 투자자가 준비해야 할 것들
NXT 출범 이후 한국 주식시장은 명실상부한 복수 거래소 체제로 전환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거래 옵션이 늘어난 것을 넘어 시장 구조 자체의 변화를 의미합니다.
앞으로는 거래소별 특성을 이해하고 상황에 맞게 선택하는 능력이 투자 성과를 좌우할 것입니다. 또한 두 거래소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투자자들은 더 나은 서비스와 저렴한 수수료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거예요.
특히 해외 투자자들의 참여가 늘어나고, 거래 시간 확대로 글로벌 시장과의 연동성이 강화되면서 한국 주식시장의 국제적 위상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결국 KRX냐 NXT냐의 선택이 아니라, 두 거래소의 장점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현명한 투자 전략이 될 것입니다. 정규장에서는 유동성이 풍부한 KRX를, 시간외 거래에서는 NXT를 활용하는 식으로 말이죠.
주식 투자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습니다. 변화에 발빠르게 적응하고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는 투자자들이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도 두 거래소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자신만의 투자 전략을 세워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