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사업자등록을 내고 물건을 팔기 시작하면 “공급가”라는 단어를 하루에도 몇 번씩 마주친다. 도매처에서 견적 받을 때, 세금계산서 발행할 때, 마진 계산할 때. 그런데 막상 정확히 뭔지 물어보기엔 좀 민망한 단어이기도 하다. 나도 처음엔 공급가가 내가 물건을 사는 가격, 그러니까 매입 원가인 줄 알았다. 근데 아니었다.
공급가는 쉽게 말해서 세금 붙기 전 가격이다. 정확히는 부가가치세 10%를 제외한 순수 거래 금액을 뜻한다. 물건을 살 때도, 팔 때도 전부 공급가 기준으로 세금계산서가 발행된다. 사업하면서 가장 기본이 되는 숫자인데, 의외로 처음에 제대로 안 짚고 넘어가는 사람이 많다.
부가세 10%, 계산은 별거 아닌데 자꾸 헷갈린다
우리나라 부가가치세율은 10%다. 구조는 단순하다. 내가 11만 원짜리 물건을 샀다면, 공급가는 10만 원이고 부가세가 1만 원이다. 합계 11만 원. 끝.
그런데 이 단순한 계산이 왜 자꾸 헷갈리냐면, 방향이 두 개이기 때문이다. 공급가에서 합계를 구하는 건 쉽다. 공급가에 1.1을 곱하면 된다. 문제는 반대다. 총액만 알고 있을 때 공급가를 뽑아내는 계산. 여기서 많은 초보 셀러가 실수를 한다.
예를 들어 총액이 550만 원이라고 하자. “550만 원에서 10%를 빼면 495만 원이니까 공급가가 495만 원 아닌가?” 이건 틀린 답이다. 정확한 공급가는 550만 원 ÷ 1.1 = 500만 원이다. 부가세는 50만 원. 55만 원이나 차이가 나는 거다. 금액이 커질수록 이 오차도 같이 커진다.
왜 10%를 빼는 게 아니라 1.1로 나눠야 하는 건지
부가세는 공급가의 10%이지, 합계금액의 10%가 아니다. 합계금액은 이미 부가세가 포함된 숫자다. 그래서 합계에서 10%를 빼면 원래 공급가보다 작은 숫자가 나올 수밖에 없다. 정확한 공급가를 구하려면 합계를 1.1로 나눠서 부가세가 붙기 전 상태로 되돌려야 한다.
이걸 한 번 이해하면 그 다음부터는 헷갈릴 일이 없다. 근데 이해는 해도 실제로 157,300원 같은 숫자를 앞에 놓으면 머리로 바로 나누기가 안 된다. 그래서 결국 계산기가 필요해진다.
소수점이 나오면 어떻게 하지?
깔끔하게 나누어 떨어지면 좋겠지만, 현실에서는 그런 경우가 드물다. 합계가 873,420원이면 공급가는 873,420 ÷ 1.1 = 794,018.18…원이 된다. 이 소수점 이하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실무에서 은근히 중요하다.
국세청 기준은 원 미만 절사, 그러니까 소수점 아래를 그냥 버리는 거다. 위 예시라면 공급가 794,018원, 부가세 79,402원이 된다. 하지만 도매처나 거래처에서 자기네 시스템은 반올림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어서, 세금계산서 금액이 1원 차이로 안 맞아 반려당하는 일이 초보 셀러한테 꽤 자주 일어난다.
겁먹을 건 아니다. 처음에 거래처랑 “원 단위 어떻게 처리해요?” 한마디만 확인하면 그 다음부터는 신경 쓸 일이 없다.
마진 계산도 공급가 기준으로 해야 정확하다
이건 처음 장사하는 사람이 정말 많이 놓치는 부분이다. 판매가에서 매입가를 빼서 마진을 계산하는 경우가 많은데, 부가세 포함 금액끼리 비교하면 실제 수익이랑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22,000원에 팔고, 11,000원에 사왔다고 하자. 단순히 빼면 마진이 11,000원 같지만, 공급가 기준으로 보면 판매 공급가 20,000원, 매입 공급가 10,000원이다. 부가세는 국가한테 내는 돈이지 내 수익이 아니니까, 실제 마진은 10,000원인 셈이다.
이 차이를 모르고 반년쯤 장사하다 보면 “분명 남겼는데 왜 통장에 돈이 없지?” 하는 상황이 온다. 부가세 신고 기간에 납부 세액 보고 놀라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마진은 항상 공급가 기준으로 따지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금액 넣으면 공급가·부가세·합계가 바로 나옵니다
공급가 바로 계산해보기 →엑셀 안 열고 공급가 확인하는 법
도매처 미팅 중에 “이 금액 공급가 얼마예요?” 물어보면 그 자리에서 바로 답을 해야 할 때가 있다. 노트북 꺼내서 엑셀 여는 건 현실적으로 좀 민망하다. 핸드폰 기본 계산기로 1.1 나누기를 하면 되긴 하는데, 금액이 여러 개면 하나씩 계산하고 기억하는 것도 번거롭다.
공급가액 계산기는 이럴 때 쓰기 좋다.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바로 열리고, 금액만 입력하면 공급가·부가세·합계를 한 화면에 보여준다. 합계에서 공급가를 역산하는 것도 되고, 공급가에서 합계를 구하는 것도 된다. 별도로 앱을 설치할 필요가 없어서 저장 공간 걱정도 없다.
비슷한 계산기가 여러 개 있긴 한데, 입력이 간단하고 화면이 깔끔한 게 결국 계속 쓰게 되더라. 복잡한 기능이 잔뜩 있는 것보다 딱 필요한 것만 있는 쪽이 나한테는 맞았다.
사업 초기에 이것만 알아두면 편해지는 것들
공급가 = 세금 빼기 전 금액. 부가세 = 공급가의 10%. 합계 = 공급가 + 부가세. 합계에서 공급가를 구하려면 ÷ 1.1. 소수점은 원 미만 절사가 국세청 기준. 마진은 공급가끼리 비교해야 정확하다.
이 여섯 줄이 사실상 전부다. 여기에 계산기 하나만 즐겨찾기 해두면 세금계산서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일은 거의 없어진다. 아직 사업 초반이라 이런 게 낯설게 느껴지는 건 당연한 거다. 한 번만 정리해두면 그 다음부터는 몸이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