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국내 기업의 손익계산서 표시체계가 전면 개편됩니다. 금융위원회는 2024년 12월 기업회계기준서 제1118호 ‘재무제표의 표시와 공시’ 제정을 확정하고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변경으로 영업손익의 정의가 근본적으로 바뀌며, 재무제표를 분석하는 투자자와 회계 실무자 모두가 새로운 기준을 이해해야 합니다.
IFRS 18이란: 손익계산서 표시 기준의 국제적 변화
IFRS 18은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현행 IAS 1(재무제표 표시)을 전면 대체하여 2024년 4월 제정한 새로운 국제회계기준입니다. 이 기준의 핵심 목적은 투자자와 정보이용자가 기업의 주된 영업활동 성과를 더 명확하게 파악하고, 기업 간 비교가능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왜 기준이 바뀌나요?
기존 IAS 1에서는 영업손익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아 기업마다 다른 방식으로 산정했습니다. 이로 인해 동일 업종 내에서도 영업이익 비교가 어려웠고, 투자자들이 기업 성과를 정확히 평가하기 힘들었습니다. IFRS 18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손익 범주를 명확히 구분하고, 영업손익 계산의 일관성을 확보합니다.
달라지는 손익계산서 구조: 5가지 핵심 변경사항
손익의 5대 범주 분류
새 기준에서는 손익계산서의 수익과 비용을 영업, 투자, 재무, 법인세, 중단영업의 5가지 범주로 분류합니다. 기존에는 영업손익과 영업외손익으로 단순 구분했던 것과 달리, 각 범주의 경계가 명확해집니다.
영업손익 정의의 확대
가장 중요한 변화는 영업손익의 정의입니다. 현행 기준에서 영업손익은 ‘매출액에서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를 차감’하는 방식으로 산정됩니다. 새 기준에서는 투자 및 재무 활동에 속하지 않는 나머지 모든 손익을 영업손익으로 분류하는 ‘잔여 개념’으로 확대됩니다.
영업손익에 새로 포함되는 항목
이번 개편으로 기존 영업외손익이었던 유형자산 처분손익, 외환손익, 기부금 등이 영업손익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업의 영업이익 숫자가 현행과 다르게 표시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경영진 성과측정치(MPM) 공시 의무화
기업이 자체적으로 사용하는 비-GAAP 성과측정치, 예를 들어 조정 EBITDA나 조정 영업이익 등을 주석에 상세히 공개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투자자는 기업이 어떤 기준으로 성과를 평가하는지 명확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현행 기준 영업손익 병기
금융위원회는 정보이용자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정도입’ 방식을 결정했습니다. 손익계산서 본문에는 IFRS 18 방식의 영업손익을 표시하되, 현행 기준으로 계산한 영업손익도 주석에 병기하도록 했습니다.
기업이 준비해야 할 사항
상장사는 과거 3개년 치 비교표시를 위해 2025년부터 준비가 필요합니다. 다음은 기업이 검토해야 할 주요 사항입니다.
계정과목 체계 재정비
현재 발생하는 외화 관련 손익 등을 영업, 투자, 재무 범주로 분류할 수 있도록 계정과목 체계(COA)를 세분화해야 합니다. 기존 계정 분류 체계로는 새 기준의 범주별 구분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회계시스템 업데이트
손익계산서 출력 양식과 내부 보고 체계를 새 기준에 맞게 수정해야 합니다. 현행 방식과 IFRS 18 방식을 모두 산출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합니다.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투자자, 애널리스트, 금융기관에 변경된 영업이익 수치의 의미를 충분히 설명해야 합니다. 특히 기존과 다른 영업이익이 산출될 경우 오해를 방지하기 위한 사전 소통이 중요합니다.
업종별 예상 영향
영업손익 정의 변경의 영향은 업종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외환손익이 큰 수출 기업, 유형자산 처분이 빈번한 제조업, 투자활동이 활발한 금융업 등에서 영업이익 숫자의 변동이 예상됩니다.
보험업계의 특수성
보험사의 경우 투자손익을 영업손익에서 제외하는 ‘예외모형’이 적용될 수 있어, 현행과 유사한 영업이익 표시가 가능합니다. 이는 보험업의 특수한 수익구조를 고려한 조치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K-IFRS 제1118호는 언제부터 적용되나요?
2027년 1월 1일 이후 시작하는 회계연도부터 의무 적용됩니다. 조기 적용도 가능하며, 상장사는 비교재무제표 작성을 위해 2025년부터 준비가 필요합니다.
영업손익이 ‘잔여 개념’이 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요?
기존에는 영업손익을 ‘매출-매출원가-판관비’로 직접 계산했습니다. 새 기준에서는 전체 손익에서 투자·재무 범주를 제외한 나머지가 자동으로 영업손익이 됩니다. 이로 인해 외환손익, 자산처분손익 등이 영업손익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기존 방식의 영업손익은 더 이상 볼 수 없나요?
아닙니다. 금융위원회는 수정도입 방식을 채택하여 현행 기준 영업손익도 주석에 별도 기재하도록 했습니다. 투자자는 두 가지 방식의 영업손익을 모두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경영진 성과측정치(MPM)란 무엇인가요?
MPM은 기업 경영진이 내부적으로 사용하는 비-GAAP 성과지표입니다. 조정 EBITDA, 조정 영업이익 같은 지표가 해당되며, 새 기준에서는 이러한 지표와 IFRS 기준 수치와의 차이를 주석에 상세히 공개해야 합니다.
비상장 중소기업도 이 기준을 적용해야 하나요?
K-IFRS는 상장기업과 금융회사에 의무 적용됩니다. 비상장 중소기업은 일반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하므로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입니다. 다만 상장을 준비하거나 K-IFRS를 자발적으로 채택한 기업은 대비가 필요합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하나요?
2027년 이후 재무제표를 분석할 때 영업이익 숫자가 이전과 다를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기업 간 비교 시에는 동일한 기준으로 계산된 수치인지 확인하고, 주석에 공시된 현행 방식 영업손익과 비교하여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마무리
2027년 K-IFRS 손익계산서 개편은 15년 만의 대규모 변화로, 영업손익의 정의 확대가 핵심입니다. 기업은 계정과목 체계와 회계시스템을 사전에 정비하고, 투자자는 변경된 영업이익 해석 방법을 숙지해야 합니다.
첫 번째 단계로 한국회계기준원 홈페이지에서 K-IFRS 제1118호 원문과 관련 교육자료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본 정보는 일반적인 참고 자료이며, 구체적인 회계 처리는 전문 회계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