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플라잉의 정규 2집 타이틀곡 ‘만년설(Everlasting)’이 발매와 함께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서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약 2년간의 군백기를 마치고 완전체로 돌아온 이들이 선보인 이 곡은, 특히 현재의 빠르고 짧은 트렌드와는 정반대의 길을 걸으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4분 17초라는 비교적 긴 러닝타임과 전곡 한국어 가사로 구성된 ‘만년설’은 최근 K-POP의 전반적인 흐름과는 다른 방향성을 보여줍니다. 멜론 차트 57위, HOT 100 14위를 기록하며 상업적 성공과 함께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이 곡의 진정한 매력은 무엇일까요?
브릿팝의 향수와 현대적 감성의 완벽한 조화
음악적으로 ‘만년설’은 브릿팝을 연상시키는 어쿠스틱 피아노 인트로와 마칭 드럼, 그리고 인상적인 기타 솔로가 특징입니다. 리더 이승협이 전곡 작사·작곡에 참여한 이 곡은, 엔플라잉만의 독특한 사운드 정체성을 확실히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멤버들 사이에서도 기타 솔로 해석이 달랐다는 에피소드입니다. 작곡가인 이승협과 기타리스트 차훈이 각각 다르게 연주하는 모습은, 같은 곡이라도 연주자의 해석에 따라 다양한 색깔을 보여줄 수 있음을 증명합니다. 이러한 디테일은 밴드 음악의 매력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가사에 담긴 철학적 메시지와 상징성
‘만년설’이라는 제목 자체가 깊은 상징성을 담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절대 녹지 않는 눈으로 알려진 만년설이지만, 실제로는 높은 산에서 눈이 녹는 양보다 내리는 양이 많아 항상 덮여 있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이는 사랑의 지속성에 대한 엔플라잉만의 철학적 접근을 보여줍니다.
곡의 핵심 메시지는 ‘항상 네 마음에 변함없는 나로 살고 싶다’는 진솔한 고백입니다. 가사 속에서 “너의 점과 나의 점을 이어서 새로운 별자리가 되자”라는 표현은 두 존재가 만나 더 큰 의미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아름답게 묘사합니다.
뮤직비디오가 보여주는 시각적 서사
뮤직비디오는 초록빛이 가득한 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멤버들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눈 덮인 설산과 대비되는 따뜻한 초록 공간은 현실과 이상, 추위와 따뜻함의 대조를 효과적으로 표현합니다. 이는 가사에서 말하는 “무서웠던 눈보라”를 만나도 “함께라면 무섭지 않다”는 메시지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룹니다.
영상 속에서 보여지는 멤버들의 자연스러운 연주 모습은 10년간 함께해온 팀워크와 음악적 성숙함을 느낄 수 있게 합니다. 공식 뮤직비디오는 현재 500만 뷰를 넘어서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팬들과 대중의 반응이 증명하는 작품성
음악 평론가들과 팬들의 반응은 이 곡의 완성도를 증명합니다. 한 리뷰어는 “전체적으로 스탠더드한 폼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멜로디가 감동적이고 따라부르기 쉽게 만들어졌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노래방에서 함부로 시도했다가는 당황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음정”이라는 재미있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TJ 노래방 번호 87824번으로 등록된 이 곡은, 높은 음정 때문에 도전적인 곡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는 역설적으로 유회승의 뛰어난 보컬 실력을 증명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완전체 복귀 후 최고의 성과와 의미
엔플라잉은 이번 앨범으로 데뷔 이래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발매 일주일 만에 10만1997장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전작 대비 약 2배 가까운 성장을 보여줬습니다. 이는 단순한 수치적 성공을 넘어, 팬들이 그동안 얼마나 완전체 엔플라잉을 기다렸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데뷔 10주년을 맞은 엔플라잉에게 ‘만년설’은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상징적인 곡입니다. 멤버 김재현의 말처럼 “지금까지 그래왔듯 밝고 유쾌한 에너지를 주는 밴드가 되고 싶다”는 다짐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현재 음악 씬에서 가지는 특별한 위치
‘만년설’이 특별한 이유는 현재 K-POP 트렌드와는 다른 방향성을 추구하면서도 대중성을 잃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영어 가사 없이도, 짧은 러닝타임이 아니어도 충분히 매력적인 곡을 만들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특히 “여름에 만년설을 타이틀곡으로 낸 이유”에 대한 멤버들의 답변에서, 계절과 상관없이 변하지 않는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의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이는 음악의 진정성이 시즌이나 트렌드보다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앞으로의 기대와 엔플라잉의 여정
현재 엔플라잉은 아시아, 미국, 유럽, 남미 등 총 28개 도시 투어를 진행하며 글로벌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만년설’로 시작된 이들의 새로운 여정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지 기대가 됩니다.
멤버 유회승이 “80세까지 함께 나아가겠다”고 밝힌 것처럼, 엔플라잉의 ‘만년설’ 같은 변치 않는 음악 여정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정성 있는 음악으로 팬들과 소통하며, 밴드 음악의 가치를 지켜나가는 이들의 모습이 더욱 빛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결론: 진정성이 만드는 영원한 울림
엔플라잉의 ‘만년설’은 단순한 사랑 노래를 넘어서는 깊은 철학과 음악적 완성도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쌓아온 음악적 내공과 멤버들 간의 케미스트리, 그리고 변하지 않는 진정성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빠르게 변하는 음악 시장에서도 자신들만의 색깔을 잃지 않고 묵묵히 걸어온 엔플라잉의 여정이, 마치 높은 산에서 녹지 않고 계속 쌓이는 만년설처럼 지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들의 음악이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