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많은 유권자들이 “왜 기호3번 후보가 없는 거죠?”라는 의문을 품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5년 6월 3일 치러질 대선 투표용지에는 1번, 2번 후보 다음에 바로 4번 후보가 등장하며, 3번은 공란으로 비어있게 됩니다. 이런 특이한 현상이 생긴 이유와 배경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대선후보 기호3번이 없는 직접적인 이유: 조국혁신당의 불출마
기호3번이 없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국회 의석수 기준 원내 3당인 조국혁신당이 대선 후보를 내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4월 11일 조국혁신당은 당무위원회를 열어 “내란 완전 종식과 민주 헌정 수호 세력의 압도적 정권 교체를 위해 독자 후보를 선출하지 않고, 야권 유력 후보를 총력 지원하는 선거연대”를 의결했습니다. 이후 조국혁신당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하며 공동 선거대책위원회도 구성했습니다.
김선민 혁신당 당대표 권한대행은 “지금 조국혁신당의 대선 후보는 이재명이다. 지금 우리 기호는 1번”이라며 조국혁신당의 독자 후보 불출마와 이재명 후보 지지 입장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내 3당에 배정되어야 할 기호3번은 자연스럽게 결번이 되었습니다.
대선후보 기호는 어떻게 결정되는가?
그렇다면 대선 후보의 기호는 어떤 방식으로 정해지는 걸까요? 많은 사람들이 “기호 1번은 항상 여당 후보가 차지한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공직선거법 제150조에 따르면, 대선 후보 기호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부여됩니다:
- 원내정당 후보: 국회 의석수가 많은 순서대로 기호 부여 (의석수가 같을 경우 직전 국회의원 선거 비례대표 득표수 기준)
- 원외정당 후보: 정당 명칭의 가나다순으로 기호 부여
- 무소속 후보: 선관위 추첨을 통해 기호 결정
즉, 대선 기호 1번은 여당이냐 야당이냐가 아니라 ‘국회 의석수가 가장 많은 정당’의 후보에게 부여됩니다. 현재 제21대 대선에서는 국회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가 기호 1번을, 국회 제2당인 국민의힘의 김문수 후보가 기호 2번을 받았으며, 국회 제3당인 조국혁신당이 후보를 내지 않아 기호 3번은 결번이 되었습니다.
제21대 대선 후보 최종 명단과 기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5월 11일 대통령 선거 후보자 등록을 마감하고 총 7명의 최종 후보자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후보는 7명이지만 기호는 8번까지 부여되었으며, 그 명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 기호 1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 기호 2번: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 기호 3번: (결번)
- 기호 4번: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 기호 5번: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
- 기호 6번: 자유통일당 구주와 후보
- 기호 7번: 무소속 황교안 후보
- 기호 8번: 무소속 송진호 후보
무소속 후보인 황교안과 송진호는 추첨을 통해 각각 기호 7번과 8번을 부여받았습니다.
역대 대선에서의 기호 3번 후보
역대 대선에서 기호 3번은 어떤 의미를 가졌을까요? 가장 최근의 제20대(2022년) 대선에서는 정의당의 심상정 후보가 기호 3번으로 출마했습니다. 이는 당시 국회 의석수 기준 원내 3당이었던 정의당의 지위를 반영한 것이었습니다.
흥미롭게도 우리나라 역대 대선을 살펴보면 기호 1번 후보가 항상 여당 소속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여당과 야당 후보가 거의 비슷한 비율로 기호 1번을 차지했습니다. 예를 들어, 2017년 대선에서는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가 기호 1번을 받았는데, 이는 직전 국회의원 선거 결과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제1당의 지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투표용지에 기호 3번이 비어있는 경우
그렇다면 실제 투표용지에는 어떻게 표시될까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2025년 대선 당일 사용되는 실제 투표용지에도 기호 3번은 공란으로 인쇄됩니다. 즉, 1번 이재명 후보, 2번 김문수 후보 다음에 3번은 비어있고, 바로 4번 이준석 후보가 표시됩니다.
이러한 결번 현상은 드문 일은 아닙니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기호는 정당의 국회 의석수와 같은 객관적 기준에 따라 부여되므로, 원내 정당 중 일부가 후보를 내지 않으면 해당 기호는 자연스럽게 결번이 됩니다.
조국혁신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이유
그렇다면 조국혁신당이 독자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조국혁신당은 “내란 완전 종식과 민주 헌정 수호 세력의 압도적 정권 교체를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범야권 후보 단일화 전략의 일환으로,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집중하기 위함입니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5월 13일 국회에서 ‘조국혁신위원회’라는 공동선거대책기구 출범식을 개최하고 이재명 후보 지지를 공식화했습니다. 김선민 당대표 권한대행은 “이번 대선은 국민과 내란 세력, 응원봉과 총칼 간의 대결”이라며 정치적 명분을 강조했습니다.
한편, 조국혁신당뿐만 아니라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도 6월 3일 대선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하고 이재명 후보 지지를 공동 선언했으며, 이들 4당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나라의 대선 후보 기호 부여 방식은?
우리나라와 달리 다른 나라들은 대선 후보 기호를 어떻게 정할까요?
미국의 경우 대통령 선거 투표용지의 후보자 순서는 주(州)별 법률에 따라 결정됩니다. 일부 주에서는 현직 대통령이나 주요 정당 후보를 먼저 배치하기도 하고, 다른 주에서는 직전 선거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한 정당 후보를 먼저 기재하기도 합니다. 또한 후보 이름을 알파벳 순서로 배열하거나 무작위 추첨 방식을 사용하는 주도 있습니다.
프랑스는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 순서를 무작위 추첨을 통해 결정합니다. 이는 투표용지 순서로 인한 유불리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식입니다.
기호 부여 방식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단
우리나라의 정당별 대선 후보 기호 부여 방식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여러 차례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2004년 헌재는 정당별 기호 부여 방식이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으며, 2007년에는 무소속 후보와 정당 후보 간 기호 부여의 형평성 문제에 대해서도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결정했습니다.
헌재는 숫자 기호 부여 방식이 정당 간의 평등을 침해하지 않으며, 유권자의 선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명확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호 제도는 유권자의 편의를 위한 것으로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지 않는다는 것이 헌재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대선 기호 1번은 항상 여당 후보가 받나요?
A: 아닙니다. 대선 기호 1번은 국회에서 의석수가 가장 많은 정당의 후보에게 부여됩니다. 여당이 국회에서 다수당이 아닌 경우, 야당 후보가 기호 1번을 받을 수 있습니다.
Q: 투표용지에 기호 3번이 없으면 혼란스럽지 않을까요?
A: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용지에 후보자의 기호와 이름을 명확하게 표시하므로 유권자의 혼란을 최소화합니다. 기호 3번이 없더라도 각 후보의 기호는 분명하게 표시됩니다.
Q: 역대 대선에서 결번이 발생한 적이 있었나요?
A: 예, 과거에도 특정 순번의 정당이 후보를 내지 않아 결번이 발생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는 공직선거법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Q: 조국혁신당은 왜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나요?
A: 조국혁신당은 “내란 완전 종식과 민주 헌정 수호 세력의 압도적 정권 교체”를 위해 독자 후보를 내지 않고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는 야권 단일화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결론: 선거제도의 틀 안에서 이해하는 기호 3번의 부재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기호 3번이 없는 이유는 조국혁신당이 독자 후보를 내지 않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우리나라 공직선거법에 따른 후보 기호 부여 방식의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선거 기호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국회 의석수라는 객관적 기준에 따라 부여됨으로써 국민의 대표성을 간접적으로 반영하는 역할을 합니다. 기호 3번의 부재는 정치적 연대와 전략적 선택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유권자로서 우리는 후보의 기호뿐만 아니라 그들의 정책과 비전을 꼼꼼히 살펴보고, 신중하게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호 3번이 없는 특별한 이번 대선에서도, 각자의 가치관과 판단에 따라 현명한 선택을 하시길 바랍니다.